
헤르페스 감염증은 유치원생부터 갱년기 여성까지 삶의 모든 단계에서 마주칠 수 있는 흔한 바이러스 질환입니다. HSV-1과 HSV-2로 구분되며, 한 번 감염되면 신경절에 잠복해 평생 재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도한 공포가 아니라 정확한 전파 경로 이해와 조기 치료, 그리고 생활 습관 관리입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과 치료 접근성 확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파경로: 직접 접촉과 무증상 배출의 이중성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전파는 주로 피부와 점막의 직접 접촉으로 이뤄집니다. 공기 중 비말로 옮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HSV-1은 전통적으로 입 주위에, HSV-2는 생식기에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 구강 성접촉의 증가로 HSV-1이 생식기에서 검출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는 1형과 2형의 경계가 과거보다 불명확해졌음을 의미합니다.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증상이 없어도 소량의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무증상 바이러스 배출이라고 하며, 전파 위험을 완전히 '0'으로 만들 수 없는 이유입니다. 컵, 빨대, 수건, 립밤을 공유하지 말아야 하고, 병변을 만진 손으로 눈을 만지는 행위는 각막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위험합니다. 립스틱, 면도기, 콘택트렌즈 같은 개인용품은 반드시 개별 사용해야 합니다. 성관계를 통한 전파에서는 콘돔 사용이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지만 100% 차단은 아닙니다. 성관계 전에 미리 항바이러스 약을 섭취하는 예방적 복용 전략도 전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외국에서는 헤르페스 약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처방이 최대 일주일 정도로 제한되어 있어 장기 관리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스킨십을 미루고, 일관된 콘돔 사용이 파트너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입니다. 평생 나타나지 않았다가 갑자기 생길 수도 있는데, 이때는 새로운 감염일 수도 있지만 원래 감염되어 있었는데 잠복기간이 길어 알아차리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령별 관리: 생애 주기에 따른 맞춤 전략
소아와 청소년에서는 초감염이 구내염이나 인두염 형태로 나타나 통증과 고열로 먹고 마시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수분 공급과 통증 조절, 그리고 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가족 간 용품 공유를 철저히 차단하고, 손 위생을 강조해야 합니다. 청소년과 청년층은 생식기포진을 처음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정직한 정보 공유가 최선의 예방법입니다. 임신을 계획하거나 임신 중인 여성에게는 추가적인 주의가 필요합니다. 말기 임신에서 활동성 생식기 병변이 있으면 분만 방식과 직결되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신생아와의 접촉에서는 입술포진이 있는 보호자의 키스를 제한하는 것이 안전하며, 출산 후 수유 중일 때도 입술 병변과 아기의 직접 접촉을 피하고 손 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신생아 헤르페스 감염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중년 이후에는 재발 주기가 삶의 리듬과 더 밀접해집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스트레스 회복이 늦어질수록 재발 간격이 짧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곤, 과로, 일광 노출, 월경, 감염성 질환 같은 자극이 겹치면 전조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대부분 따갑고 근질거리며 살짝 지릿한 느낌으로 시작됩니다. 이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치료의 절반입니다. 면역저하 상태인 항암치료, 장기이식, 고용량 스테로이드 사용 중에는 병변이 넓고 깊게 진행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진료실을 방문해야 하며, 불필요한 절개나 압출은 금물입니다.
치료 접근법: 초기 개입과 예방적 관리
헤르페스 치료의 원칙은 명확합니다. '버티기'가 아니라 '초기 대응'입니다. 아시클로버, 발라시클로버, 팜시클로버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초기 단계에 시작할수록 통증, 치유 기간, 바이러스 배출 기간을 줄입니다. 전조 증상이 나타나는 순간부터 약물을 복용하면 수포 형성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재발이 잦거나 파트너에게의 전파 위험을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는 일정 기간 예방적 복용 전략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장기 억제 요법이 보편화되어 있으나, 우리나라는 처방 제한으로 인해 접근성이 낮은 편입니다. 이는 환자들이 지속적인 관리를 하는 데 실질적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치료제 접근성 개선과 함께 현재 개발 중인 새로운 치료제들이 빨리 상용화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눈 통증, 시야 흐림, 빛번짐이 동반되면 각막 침범을 의심해 지체 없이 진료해야 하며, 심한 두통, 의식 변화, 경련 같은 신경학적 증상은 중추신경계 침범 가능성이 있어 응급 평가가 필요합니다. 생활 관리도 치료의 핵심입니다. 수면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10분 호흡이나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태도, 병변 부위의 청결 유지와 보습으로 갈라짐을 예방해 2차 감염을 막는 습관이 재발 관리의 기본입니다. 헤르페스는 흔한 질환이지만 전염 가능성 때문에 가장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특히 파트너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헤르페스를 성병으로만 인식하는 경향 때문입니다. 인식을 개선해야만 정보 공유가 자연스러워지고, 좋은 관계는 오히려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숨기지 말고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며 꾸준히 관리하는 것, 그리고 정직한 소통이 모든 연령대 여성에게 드리는 가장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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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경헬스 - 우아한여성의원 이동희 원장 칼럼: https://www.mk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