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이 뉴스를 처음 봤을 때 제 손이 먼저 멈췄습니다. 태국에서 지난해 HIV 신규 감염자가 1만 3357명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거든요. 우리나라의 13배가 넘는 수치라고 하는데, 더 충격적인 건 그중 35%가 15~24세 청소년과 청년층이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보건 수업에서 봤던 에이즈 관련 영상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영상 속 환자들의 모습은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나는데요. 한 번의 실수가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왜 태국 청소년들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을까
여러분은 성관계 중 콘돔 사용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태국 질병관리국 발표에 따르면 감염 사례 중 무려 96.4%가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성관계로 인해 발생했다고 합니다. 거의 대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치죠. 제 생각엔 태국이 성에 대해 너무 오픈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태국은 관광 산업이 발달했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성에 대한 위압감이나 경각심이 낮아진 게 아닐까요. 저도 여행으로 동남아를 갔을 때 느꼈던 건데, 성에 대한 접근성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자유로웠습니다. 자유로운 건 좋지만 그만큼 예방과 책임도 따라와야 하는데 말이죠.
요즘은 많은 분들이 피임약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피임약도 임신 예방에는 효과적이죠. 하지만 성병 예방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콘돔만이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HIV, 매독 같은 성병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거든요. 태국 에이즈 의료재단이 시작한 '그냥 써'(Just Use It) 캠페인도 바로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치앙마이 보건소에서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콘돔 사용만 권장하는 게 아니라 HIV 노출 전 예방요법인 '프렙'(PrEP)과 자가 검사 키트 접근성도 확대하겠다고 밝혔죠. 이런 서비스들이 공공병원과 지역 보건소에서 무료로 제공된다고 하니, 제도적인 지원은 어느 정도 갖춰진 셈입니다. 문제는 정작 청소년들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만큼 경각심을 갖고 있느냐는 거죠.
우리나라 성교육, 이대로 괜찮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안전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성교육도 많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제가 학창 시절 받았던 성교육을 떠올려보면 대부분 형식적이었거든요. 보건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그 에이즈 영상이 아니었다면 저도 이렇게까지 경각심을 갖지 못했을 겁니다.
콘돔은 무조건 착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깐의 성욕 때문에 평생 후회할 선택을 하는 건 너무 아깝지 않나요. 특히 청소년기에는 순간의 충동이 판단을 흐리게 만들기 쉽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반복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한 거죠. "하지 마라"는 식의 금지형 교육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안전하다"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파트너와 함께 성병 검사를 받아보는 겁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도 연인 관계가 진지해지면 함께 검사받고 결과를 공유하는 커플들이 있습니다. 처음엔 서로 민망할 수 있지만, 이게 진짜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 아닐까요. 신뢰를 쌓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요즘은 콘돔만으로도 성병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구강 성교나 다른 형태의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콘돔이 무용지물이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기본 중의 기본이고, 거기에 더해 정기적인 검사와 파트너와의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도 태국처럼 청소년 감염자가 늘어나기 전에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 차원에서는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검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성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지 않으면 결국 우리도 태국과 같은 길을 걷게 될 수 있습니다.
태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경고등입니다. 성에 대한 개방성과 안전은 함께 가야 하는 거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서도 책임감을 갖고 예방하는 문화, 그게 진짜 성숙한 사회 아닐까요. 제 경험상 이런 문제는 나중으로 미룰수록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지금 당장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제대로 된 교육과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