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연구팀이 발표한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의 연구 결과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남성이 여성보다 4배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러한 성비 차이가 실제 발생률의 차이가 아니라 진단 시기의 차이 때문일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여성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조기 발견과 지원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여성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 지연의 실태
캐럴라인 파이프 박사팀이 1985년부터 2020년 사이 스웨덴에서 태어난 275만6천779명을 최대 37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남성과 여성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 시기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남성의 경우 10~14세에서 10만 인년(person-year) 당 645.5건으로 진단율이 정점을 찍은 반면, 여성은 15~19세에서 602.6건으로 가장 높은 진단율을 보였습니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5년 이상 늦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진단 지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여아가 사회적·의사소통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뛰어나 자폐증 증상을 숨기거나 보상하는 능력이 남아보다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여성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들은 사회적 규범을 모방하고 적응하는 데 더 능숙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덜해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전통적으로 자폐증 진단 기준과 평가 도구가 남성 환자의 특성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왔다는 점도 여성 진단 지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아동기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증상을 단순히 발달 지연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발달이 조금 늦은 것뿐이라고 생각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여아의 경우 사회적 기대와 압력으로 인해 자신의 어려움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어, 부모나 교사가 문제를 인식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로 인해 청소년기가 되어서야 학업 및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면서 어려움이 명확히 드러나고, 그제야 진단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 구분 | 남성 | 여성 |
|---|---|---|
| 진단율 정점 연령 | 10~14세 | 15~19세 |
| 최고 진단율 (10만 인년 당) | 645.5건 | 602.6건 |
| 주요 진단 시기 | 아동기 | 청소년기 |
자폐 스펙트럼 장애 실제 발생률의 재조명
이번 연구의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20세 무렵이 되면 남녀 간 누적 진단 비율이 1 대 1.2 정도로 거의 비슷해진다는 점입니다. 추적 기간 동안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은 총 7만8천522명으로 전체의 2.8%였으며, 평균 진단 연령은 14.3세였습니다. 연구팀은 남성이 아동기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지만, 청소년기에 여성이 빠르게 따라잡아 성인기에 이르면 남녀 간 차이가 더 이상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줄어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30년간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약 4 대 1로 주로 남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는 기존 인식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발생률은 성별에 관계없이 비슷할 수 있으며, 단지 진단 시기와 방법의 차이로 인해 통계적 왜곡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웨덴 국가 등록 자료를 활용한 이 대규모 연구는 출생 시점부터 최대 37세까지의 장기 추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높은 신뢰성을 갖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자폐증에서 남녀 진단율 차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리고 진단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줄어든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지적장애 같은 자폐증 연관 질환을 고려하지 못했고, 부모의 정신건강 같은 공유된 유전적·환경적 요인을 통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성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향후 진단 기준과 평가 방법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합니다.
조기 발견을 위한 사회적 지원 체계의 중요성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아이가 선택한 것도 부모의 잘못도 아닙니다. 단지 아이의 뇌가 조금 다른 방법으로 발달된 것일 뿐입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과 함께, 우리 사회는 아동기 정서 발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조기 발견 및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신호들을 놓치지 않도록, 그리고 단순히 발달 지연으로 치부하지 않도록 교육과 정보 제공이 필요합니다. 지자체 차원에서 아동 발달 검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전문가 상담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여아의 경우 자폐 스펙트럼 장애 증상이 덜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으므로, 성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평가 도구와 진단 기준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또한 영유아 건강검진 시스템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선별 검사를 더욱 체계적으로 포함시켜, 조기 발견의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지원 체계의 강화는 단순히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부모들이 아이의 양육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과 부담을 덜어주고,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치료적 개입을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가족 전체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출산율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사회적 안전망이 튼튼하다는 확신이 있을 때, 부모들은 출산과 양육에 대한 두려움을 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지원 영역 | 필요한 조치 | 기대 효과 |
|---|---|---|
| 조기 검진 | 성별 맞춤형 평가 도구 개발 | 여아 진단 지연 감소 |
| 부모 교육 | 발달 신호 인식 교육 강화 | 조기 발견율 증가 |
| 지자체 지원 | 전문가 상담 접근성 향상 | 양육 부담 경감 |
이번 스웨덴 연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 단계 진전시켰습니다. 남녀 간 실제 발생률이 비슷할 수 있다는 발견은 여성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단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경험하는 것일 뿐입니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지원을 통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여성보다 남성에게 4배 많다는 기존 통계는 잘못된 것인가요?
A. 완전히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진단 시기의 차이로 인한 통계적 왜곡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성은 아동기에 주로 진단되는 반면 여성은 청소년기 이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특정 연령대만을 조사하면 남성이 훨씬 많은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20세 이후까지 추적하면 남녀 비율이 1 대 1.2로 거의 비슷해집니다.
Q. 왜 여아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이 늦어지나요?
A. 여아는 사회적·의사소통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 자폐증 증상을 숨기거나 보상하는 능력이 우수합니다. 또한 사회적 규범을 모방하고 적응하는 데 더 능숙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덜해 보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통적인 자폐증 진단 기준이 남성 환자의 특성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여성의 증상을 포착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Q. 아동기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 부모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A. 단순히 발달이 늦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지 말고, 아이의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 패턴, 반복적 행동, 감각 민감성 등을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특히 여아의 경우 증상이 덜 명확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하며,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유아 건강검진을 빠짐없이 받고, 발달 단계별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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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01/0015886351?type=series&cid=2003104